PlusAlpha의 일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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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군이 약 먹이기

2006/02/02 23:52

양군이 오른쪽 뒷발 중 발가락 하나의 피부가 약간 이상해서 걱정을 하던 중 설 연휴를 맞아 동생이 왔길래 또 차를 얻어타고 동물병원에 다녀왔다.
진찰결과 애완동물들에 매우 흔하다는 "곰팡이성 피부병"이란다.
곰팡이성 피부병은 당장 불편하거나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 워낙 쉽게 낫지 않고, 게다가 말초에 있으면 더욱 치유기간이 오래걸린다 한다.
매일 약을 두 번 먹이고 연고를 발라주고 일주일에 한 번씩 최소한 네 번은 병원에 와서 진행경과를 보여달라고 한다.
큰맘먹고 어쩌다 한 번 병원 가기도 힘든데 일주일에 한 번씩 네 번씩이나...
눈앞이 캄캄해졌다.
게다가 병원비는 왜그리 비싼지... 사람 병원비의 몇 배나 든다. T_T

각설하고...
그리하여 매일 양군이에게 캡슐로 된 알약을 한 알씩 먹여야 하는 상황이다.
수의사에게 배운 알약 먹이는 방법은...
양군이의 몸을 꼭 잡고 입을 억지로 벌린 후 알약을 목구멍 안쪽을 향해 최대한 깊이 던져 넣고 재빨리 입을 닫은 다음 코에 바람을 훅 하고 부는 것인데,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꿀꺽 하고 삼킨다는 것이다.
이론은 간단하지만 실기는 결코 쉽지 않다.
지금까지 해 본 결과 성공률은 50% 미만이다.
처음엔 양군이가 무방비상태여서 멋모르고 성공했으나 그 다음부터는 경계가 심해져서 약을 먹이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억지로 입을 벌려서 약을 넣는 것까지는 했지만 심하게 몸부림을 치면서 입 밖으로 뱉어내기때문에 소용이 없었다.
양군아 제발... 그 약은 한 알에 천원씩이나 주고 받아 온거란 말이다...

포기하고 몇 차례 약을 건너뛰다가, 최후의 수단으로 양군이가 좋아하는 캔 간식에 섞어서 줘 보기로 했다. 사실 이 방법은 대부분 실패한다고 수의사나 다른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이 권장하지 않는 방법이다.
그런데... 양군이가 약이 섞여있는 그 간식을 남김없이 싹싹 핥아먹는게 아닌가!!!
이렇게 쉽게 먹일 수 있는 것을 그동안 그리도 고생을 하다니...

아무튼 양군이는 너무나 착한 고양이이다.
캔 많이 사다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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