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9일은 양군이의 생일이다.
작년 오늘, 엄마 쿠우가 제왕절개까지 해 가며 고생고생해서 낳은 아기였다.
한 배에서 태어난 삼형제 중에서 한 마리는 이틀만에 세상을 떠났다.
양군이의 브라더(형인지 동생인지 아무도 모름) 전군이는 귀 접히고 털이 짧은 흰 고양이로, 자기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양군이는 만 3개월 무렵 내 곁에 와서 벌써 만 9개월을 같이 지냈다.
보통 고양이들과 달리 붙임성 있고 넉살좋고 활발한 고양이인데, 매일 혼자 지내 버릇하다 보니 요즘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보면 경계를 하기도 한다.
아, 매주 우리집을 방문하는 바이올린 선생님은 예외이다.
요즘은 레슨시간에 자꾸 바이올린 선생님의 악기 케이스 안에 들어가 있거나, 케이스 안에 들어있던 연필을 꺼내어 갖고 놀아서 선생님한테 미안하다.
처음에는 바이올린 연습을 하면 가구 뒤의 구석으로 도망가서 숨어있곤 했는데 요즘은 내 바이올린 소리에도 익숙해진 것 같고 나름대로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다.
이제 양군이와 나는 가족으로 완전히 익숙해져서 서로 눈빛만으로 뜻이 통할 정도가 되었다.
양군이와 함께 사는 이상 결코 피할 수 없는 숙명인 털 빠짐, 털 날림도 즐겁게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양군이가 고맙고 사랑스럽다.
이제 사람으로 치면 스무살쯤 되었을까...? 어른이 다 되었는데도 나에게는 영원한 아기로 남을 것이다. 울애기 양군이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나와 같이 지낼 수 있기를...
양군아, 생일 축하해~!